용어를 한글화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관한 논의들을 아직 접해보지 못했다. 반론들도 있다. 굳이 한글화해서 어색한 번역을 하느니 그냥 원어를 외래어로 갖다쓰자는 개념이다.

  • 인터넷: 이거 번역할 수 있을까? 중국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번역했는가? 因特网, 인터넷을 그냥, 음차해서 가져다 쓰는 것으로서 굳이 번역이 안되었다. 국제상호망 이라고 쓰는 경우도 있다. 나름대로 시도를 하고 있는 경우이다.
  • 쿨루지:

    a solution to a computer problem that has been quickly and badly put together. 영영사전의 설명이다. 이거 우리가 쓰는 말이 있다. "땜빵". 속어일까? 글쎄, 땜빵만큼 쿨루지를 한글답게 표현한 게 있을까? 땜질도 뭐 가능할 듯 한다.

  • 이슈: 문제? 문제는 아니다. "꺼리"가 가장 정확한 뜻이다. 그러나, 다들 이슈라고 쓴다.
테스트에 관련해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 물론 요구공학이나 소프트웨어 공학에 대해서도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용어들이 전혀 한글화를 거치지 않고, 외국어를 그저 막 가져다 쓰는 경우가 그렇다. 그 대표적인 문제의 표현이 바로 V&V에서 verification과 validation이라는 용어를 어떻게 번역할지 고민하지 않고, 그냥 "베리피케이션", "밸리데이션"이라고 쓴 것이다. "개발자도 알아야할 소프트웨어 테스팅 실무"라는 책에서 그렇게 기술하고 있다. 물론 착실하게 영어로 원문도 적어줬다. V와 B가 발음이 왕창 다른데, 어떻게 이것을 정확하게 발음으로 표현하는가 하는 활당한 고민은 차치하고 왜 이말을 굳이 번역하기 않고 그냥 원어민의 발음에 가깝게 그냥 썼을까?

나름 그 심정을 이해해보면 이렇다. 둘다,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게 어렵다는 것이다.

아니, 원래 말이라는 게 다 그런 것 아닌가?

한마디로 모든 것을 다 쉽게 전달하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그래서 두번 설명하고, 개념이 어려우면 또 말을 만들고, 달고 하는 것 아닌가?

재미난 상상을 해보자,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의 교수들은 유학은 다녀올까? 즉, 외국학문을 수용할까? 네, 물론! 그들은 언어학 분야, 문학 분야에서 각각 미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외국의 학문을 수용하고 특히 미국의 학문을 수용한다.

만일 그들이 "형태소"라는 개념의 미국적 표현인 morpheme을 번역하지 않고 국문학과 학생들에게 모핌이라고 가르친다고 가정해보자, 꼴 좋은 모양이 아닐 수 없다.

"the smallest unit of meaning that a word can be divided into" 쪼개질 수 있는 의미를 작은 단위"는 모핌이야? 모핌!! 전세계에서 국어학과 관련된 최고 학부에서 모핌이라는 말을 계속 하고 다닌다면 어떨까?


이를 형태소라는 어려운 한자어로 굳이 바꾸고 부연설명하는 이유는 그것이 학문이기 때문이다. 혹시 이것이 일본어 번역에서 가져왔는지도 모르겠다. Synchroniztion이라는 말도 사실 어려운 개념에 속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동기화하는 좋은 표현이 만들어져 있다. 이것이 일본어 번역에서 베껴왔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간에 우리의 생각과 틀에 맞게 번역하려는 노력은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말이란 굳어버리면 바꾸기 어렵다.

쉬운 말을 예로 들어보자.

개발자, 설계자 그냥 쉽게 수 있는 말이다. 엄밀하게 한마디 한마디 따지면 그 한자말이 정확한 뜻인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개발의 의미를 develop과 일치시킬 수 있으며 혼동하지 않을 수 있다.

Design이라는 말을 혼동해서 "그래픽 디자인"으로 오해하는 일은 왕왕 있다. 이것도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좀 폼나게 부르려는 의류업계의 관행으로부터 나온 황당한 일이 아닐까? 화가가 아닌 그림을 그리는 것, 계획하는 사람, 도면을 그리는 사람을 다 디자이너라고 한다면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범위로 몰아가는데, 영어의 개발 문서들에 속해 있는 그 설계자를 혼동하게 만드는 일은 한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황당한 일은 아닐까?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몇가지 용어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자 한다.
물론 나 혼자서이다.
이런 운동은 "정보통신부(과거)"나 "교육과학기술부" 등이 나서서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매우 고민되고 안타깝다.

테스트 용어에서
* verification : 검토
* validation : 검증
* test : 테스트 혹은 시험
* scrum : 어깨걸음, 어깨걸이, 어깨동무, 럭비용어에서 나왔다. 근데, 우리는 럭비를 잘 모른다. 대학교때, 데모를 할때, 우리는 그냥 어깨를 걸고 맞섰다. 기사에도 보면 어깨걸고라는 말을 많이 쓴다. "누구라고 것도 없이 모두 어깨를 걸고 함께 가자 이 길을"을 불렀다. 뭐, 이런 표현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의 상상은 어깨를 건다는 것에서 충분하다.
우리가 어렵게 스크럼이라는 용어를 쓰는 데, 그들은 럭비에서의 어깨 걸고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팀워크를 생각할 것이다. 우리 말을 쓰는 사람들에게도 그냥 어깨동무 방법론이라고 알려주면 안되는 것일까?
* scrum master:
* sprint : 단거리 경주, 질주, 질주는 그나마 괜찮은 번역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꼭 강조해야할 짧은 기간에 대한 집중된 노력을 하는 반복되는 프로젝트의 한 단위라는 개념을 그냥 "스프린트"로 쓰기에는 참으로 어색하기 그지 없다. "내달리기", "단기고지", "단기과제" 등이 차라리 어떨까 고민한다. 아직 여기에는 아무런 확정된 생각이 없는 편에 속하다.
* project: 경제개발5개년계획은 프로젝트가 아니었을까? 이를 영어로 번역한 사람은 "the 5 years economic development project"라고 했으려나.(블로그에 글 쓰려면 찾아볼 것도 많네요..) 하여튼, 이말은 plan, planning, project 등과 혼동되므로 그냥 프로젝트라고 쓰기로 하자.
* kluge : 땜질, 땜방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우리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이 이렇게 혼동스럽고 어려운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할까?